어렸을 때, 개미를 자주 관찰했습니다. 개미를 만지다 보면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는데, 개미는 곧장 자기 갈길을 가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잘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되어서 사람이 그 정도 비율의 높이에서 떨어지면 크게 다치는데 개미는 정말 괜찮은 건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지금부터 이와 관련한 스케일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사람이 개미처럼 작아진다면?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개미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충격이 없습니다. 이는 스케일 효과 때문입니다. 스케일 효과에 따라 체적당 표면적이 커지면, 체적의 크기에 비례하는 중력보다 공기 저항과 마찰 등, 몸의 표면적 크기에 비례하는 힘의 영향이 더 커지게 됩니다.
물체가 낙하할때는 공기 저항이 아래쪽으로 작용하는 중력과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평형이 되면 물체는 일정 속도로 낙하하며, 이를 '종단 속도'라고 합니다. 이때, 공기 저항과 중력을 각각 살펴보면, 공기 저항의 크기는 몸의 표면적에 비례합니다. 반면에 중력은 몸의 체적과 밀도에 비례하게 됩니다. 스케일 효과(키가 10배 줄어든 개체는 표면적은 100배만 줄지만, 체적은 1000배가 줄게 됩니다.)에 의해 작은 물체는 체적에 대한 표면적이 크기 때문에 중력에 비해 공기 저항에 따른 힘의 영향을 받기 쉬워, 종단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됩니다.
인간이 개미처럼 작아진다고 가정하고 추락할 때의 힘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위 그림처럼 1/200로 줄어든 사람이 1미터 높이의 책상에서 떨어진다고 가정합니다. 체중 60kg인 사람이 종단 속도가 형성될 정도록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시속 약 160km의 속도가 되어 크게 다치게 되겠죠. 하지만 200분의 1로 작아진 인간은 종단속도가 시속 약 11km로, 이는 50cm 높이에서 뛰어내릴 때의 속도와 거의 같다고 합니다. 스케일 효과에 의해 개미처럼 인간도 크기가 작아지기만 한다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부담되지 않게 됩니다.
2. 스케일 효과와 관련한 다른 예
몸이 작아졌을 때 생기는 장점을 다른 동물의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신체가 작아지면 공기 저항만이 아니라, 표면에 작용하는 힘이 더 많이 작용합니다. 도마뱀의 발바닥의 경우 특수한 접착 기관을 가지고 있어, 벽면과의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력과 분자 간 힘을 통해 몸을 지탱합니다. 몸이 상대적으로 작으면 벽에 달라붙는 힘의 영향이 중력에 비해 커지기 때문에 체중을 지탱해 벽을 기어오를 수 있습니다. 개미의 낙하와 같은 원리로 사람이 단순히 도마뱀 같은 접착력 있는 발바닥을 가진다고 해서 스파이더맨처럼 뛰어난 벽 타기 능력을 나타내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이외에도 벼룩이 자신의 몸의 몇 배나 되는 높이의 점프를 쉽게 하는 예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몸길이가 1mm 이하인 총채벌레는 날개 대신 긴 털이 많이 난 막대 모양의 기관을 퍼덕여 공기를 휘저으면서 난다고 합니다. 매우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으로 공기의 점성이 크게 작용하여 가능하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스케일 효과로 인한 개미의 낙하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더 많은 예를 찾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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