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숲길을 걷다가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간혹 도토리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구멍이 왜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도토리에 있는 구멍의 정체는?
여름과 가을 사이 참나무가 있는 숲을 걷다 보면 잎과 도토리가 달린 가지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지를 주워 살펴보면 잎과 도토리가 함께 달려 있는 것을 간혹 볼 수 있고, 도토리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주운 도토리에도 작은 구멍이 있어서 참 신기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는데요. 마치 가는 송곳으로 뚫은 것처럼 예쁜 둥근 구멍이 있는데, 범인은 도토리거위벌레로 추정됩니다. 도토리 안으로 알을 낳기 위해서 구멍을 뚫습니다. 결국, 참나무 아래 뚝뚝 잘린 가지는 도토리거위벌레가 알을 낳은 흔적입니다.
2. 도토리거위벌레는 왜 도토리에 알을 낳을까?
도토리거위벌레가 힘들게 도토리에 구멍을 뚫으면서도 도토리에 알을 낳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도토리에 알을 낳으면 밖에 낳는 것보다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도토리의 딱딱한 외피가 보호막이 되는 거죠. 또한,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그 도토리를 먹으며 자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분 공급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왜 여물지 않은 도토리에 알을 낳고 가지를 잘라 떨어뜨릴까요? 첫 번째 이유는 다람쥐, 청설모 때문입니다. 도토리가 여물면 다람쥐나 청설모 등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도토리가 완전히 여물기 전에 떨어뜨려야 다람쥐나 청설모의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알에서 깬 도토리거위벌레 애벌레는 도토리에서 나와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미리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나무에 매달렸다가 땅으로 내려오는 동안 천적에게 잡아먹힐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토리에 생긴 구멍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도토리 계절이 된다면 참나무 숲으로 한 번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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